가장 뛰어난 화가, 조각가, 건축가들의 생애

조르지오 바사리(Giorgio Vasari)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후기의 화가이자 건축가이며 동시에 미술사가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그의 이름은 수많은 회화나 건축 작품보다도 미술사 분야에서 더욱 강하게 기억된다. 그는 현대 미술사 서술의 기초를 만든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여겨지며, 그의 대표 저작인 가장 뛰어난 화가, 조각가, 건축가들의 생애(Le vite de' più eccellenti pittori, scultori ed architetti)는 세계 최초의 체계적인 미술가 전기집이자 근대 미술사 서술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책 제목을 직역하면 『가장 뛰어난 화가, 조각가, 건축가들의 생애』 정도가 된다. 흔히 간단히 『예술가 열전』 혹은 『바자리 열전』이라고도 부른다.
바사리는 1511년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Arezzo에서 태어났다. 당시 이탈리아는 오늘날처럼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 여러 도시국가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 로마 등이 서로 경쟁하며 문화적 발전을 이루고 있었다. 르네상스는 이미 절정기에 접어들고 있었고 인간 중심주의와 고전 문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시기였다.
어린 시절 바사리는 미술적 재능을 보였으며, 이후 피렌체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그는 당시 강력한 정치·문화 세력이었던 Medici family의 후원을 받았다. 메디치 가문은 단순한 정치 권력 집단이 아니라 예술 후원자 집단이기도 했다. 바사리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르네상스 예술 세계를 가까이 경험하게 된다.
그는 화가로 활동하며 여러 벽화와 종교화를 제작하였고 건축가로도 일하였다. 특히 피렌체의 대표 건축물 가운데 하나인 Uffizi Gallery의 설계와 관련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오늘날 우피치 미술관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지만, 원래는 행정 업무를 위한 건물로 설계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바사리의 예술가적 명성은 그의 회화나 건축보다 글쓰기에서 더 크게 남게 되었다. 그 이유는 『Le vite』 때문이다.
1550년에 처음 출판된 이 책은 매우 독특한 시도였다. 이전 시대에도 예술가에 대한 기록은 존재했지만, 체계적으로 여러 예술가의 생애와 작품을 연결하여 하나의 역사 흐름으로 설명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바사리는 단순히 예술가 명단을 나열하지 않았다. 그는 각 예술가의 삶, 성격, 작품 특징, 기술적 발전, 예술적 영향 관계 등을 하나의 서사 구조 속에 배치하였다.
책은 르네상스 이전의 예술가들부터 시작해 자신의 시대까지 이어진다. 특히 Giotto di Bondone, Filippo Brunelleschi, Donatello, Leonardo da Vinci, Raphael, Michelangelo 같은 거장들이 등장한다.
책의 핵심 구조는 매우 흥미롭다. 바사리는 예술 발전을 마치 인간 성장 과정처럼 설명하였다. 그는 예술이 어린 시절, 청년기, 성숙기를 거친다고 보았다.
그에 따르면 중세 이후 초기 예술은 아직 미숙한 상태였다. 이후 지오토가 등장하면서 예술이 깨어나기 시작하였고, 브루넬레스키와 도나텔로를 통해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졌으며, 마침내 미켈란젤로에 이르러 완전한 절정에 도달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후대 미술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우리가 르네상스를 하나의 통합된 예술 운동처럼 이해하는 방식 자체가 상당 부분 바사리의 해석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책은 완전히 객관적인 역사 기록은 아니었다. 여러 문제점도 존재한다.
첫 번째는 피렌체 중심주의이다. 바사리는 피렌체 출신이었기 때문에 피렌체 예술가들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베네치아 화가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두 번째는 사실과 전설이 혼합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는 여러 예술가들의 일화를 매우 생생하게 기록했는데, 후대 연구자들은 일부 내용이 실제 사실이라기보다 구전이나 개인적 해석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그는 예술가들의 성격이나 행동을 극적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인물은 지나치게 천재적으로 표현되거나, 어떤 인물은 지나치게 괴짜처럼 묘사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Le vite』의 가치는 매우 크다.
첫째, 예술가를 단순한 장인이 아니라 창조적 개인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중세 시대에는 화가나 조각가는 기술자와 비슷한 위치였다. 하지만 바사리는 예술가를 지성과 창의성을 가진 독립적 존재로 묘사하였다.
둘째, 미술사를 체계적인 학문으로 발전시키는 기반을 만들었다.
오늘날 미술사학에서 사용하는 작가 연구, 양식 분석, 영향 관계 추적 같은 방식은 상당 부분 바사리의 방법론에서 출발하였다.
셋째, 르네상스라는 개념 자체를 정리하였다.
실제로 “르네상스”라는 시대 인식이 후대에 확립되는 과정에서도 그의 영향은 매우 컸다.
조르지오 바사리는 단순한 화가도, 건축가도 아니었다. 그는 예술을 기록하는 방식을 만든 사람이었다. 『Le vite de’ più eccellenti pittori, scultori ed architetti』는 단순한 예술가 전기가 아니라 인간 창조성의 역사와 예술 발전의 논리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낸 최초의 거대한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이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은 그림 자체보다 “예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기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겼다는 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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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앞서 활동했던 조각가들의 작품은 도나토가 이미 제작한 성체함에 안치되었고, 그 이후로 항상 높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따라서 그 직업에서 더 이상 명성을 쌓을 수 없게 된 그는, 학문을 즐기고 모든 일에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었기에 한 가지에 능숙한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할 수 없는 다른 분야에서도 배우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작품을 남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