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What Is to Be Done?)는 19세기 러시아 문학과 사상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소설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단순한 문학작품을 넘어 사회개혁과 정치사상, 철학, 경제, 여성해방, 교육, 노동의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 사상소설이다. 러시아 혁명운동과 사회주의 사상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수많은 혁명가와 지식인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 사용자가 제시한 판본은 미국의 코넬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된 영어 번역본으로, 번역은 마이클 R. 카츠(Michael R. Katz)가 맡았고, 역사적·문학적 이해를 돕기 위한 상세한 주석은 윌리엄 G. 와그너(William G. Wagner)가 작성하였다. 이 판본은 현대 독자들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사상적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학술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품의 저자인 니콜라이 체르니셰프스키(Nikolai Chernyshevsky)는 1828년 러시아 사라토프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러시아 정교회의 성직자였으며, 체르니셰프스키는 어려서부터 고전문학과 철학, 신학 교육을 받았다.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에서 문헌학과 철학을 공부하면서 유럽 계몽사상과 독일 철학, 프랑스 사회주의 사상을 접하게 되었다. 그는 단순한 문학가가 아니라 철학자이자 문학평론가, 경제사상가, 혁명 민주주의 운동가로 활동하였다. 특히 당시 러시아 사회를 지배하던 농노제와 전제정치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사회개혁을 주장하였다.
체르니셰프스키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진보 잡지인 『소브레멘니크(Sovremennik)』의 편집자로 활동하면서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비판하였다. 그는 예술이 단순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현실참여적 문학관은 그의 평론과 소설 전반에 나타나며, 당시 많은 젊은 지식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그의 급진적인 사상은 러시아 정부의 탄압 대상이 되었다. 1862년 그는 혁명운동을 선동하였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악명 높은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에 수감되었다. 바로 이 감옥에서 그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집필하였다. 검열을 피하기 위해 비교적 평범한 연애소설처럼 구성하였지만, 작품 속에는 사회개혁과 새로운 인간상에 대한 그의 철학이 치밀하게 담겨 있었다. 소설은 1863년 발표되자마자 러시아 청년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유형과 시베리아 유배를 거쳐 오랜 세월을 보냈으며, 1889년 생을 마감하였다. 비록 정치적으로는 혹독한 탄압을 받았지만 러시아 사상사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무엇을 할 것인가?』는 표면적으로는 한 여성의 독립과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인간의 모습을 제시하는 철학소설이다. 작품의 중심인물은 베라 파블로브나이다. 그녀는 당시 러시아 사회에서 여성에게 강요되던 전통적인 결혼과 가부장적 질서를 거부하는 인물이다. 부모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그녀를 원치 않는 결혼으로 몰아가지만, 베라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삶을 선택하고 독립을 추구한다. 당시 러시아 여성들은 교육과 직업 선택의 자유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설정 자체가 매우 혁신적인 것이었다.
베라는 의대생인 드미트리 로푸호프와 만나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는 새로운 형태의 결혼을 선택한다. 이들의 관계는 당시 사회에서 일반적이던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부부관계와는 크게 달랐다. 두 사람은 서로를 소유하려 하지 않고 평등한 인격체로 대하며, 각자의 꿈과 이상을 존중한다. 체르니셰프스키는 이러한 관계를 통해 미래 사회에서 인간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베라는 이후 재봉사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일하기 시작한다. 이 협동조합은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당시 러시아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저임금을 받으며 일했지만, 베라가 만든 공동체에서는 구성원 모두가 평등하게 노동하고 수익을 함께 나눈다. 교육과 휴식, 문화생활까지 함께 이루어지는 이 공동체는 체르니셰프스키가 생각한 이상적인 경제공동체를 상징한다. 이는 훗날 협동조합 운동과 사회주의 경제사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작품에서 또 하나 중요한 인물은 알렉산드르 키르사노프이다. 그는 로푸호프의 친구이자 의사이며, 베라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일반적인 소설이라면 삼각관계와 갈등이 중심이 되겠지만 체르니셰프스키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로푸호프는 질투나 소유욕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두 사람이 행복할 수 있도록 스스로 물러난다. 이는 인간은 이성적 판단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며 모두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작가의 철학을 보여 주는 장면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은 라흐메토프이다. 그는 작품 전체에서 등장 분량은 많지 않지만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지닌다. 라흐메토프는 자신의 모든 욕망을 절제하고 오직 사회와 혁명을 위해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는 육체와 정신을 단련하며 개인적인 안락을 포기하고 미래 사회를 준비한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그는 이후 러시아 혁명가들에게 '혁명가의 이상형'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블라디미르 레닌을 비롯한 많은 혁명가들이 젊은 시절 이 인물에게 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설의 가장 유명한 부분은 베라가 꾸는 네 번의 꿈이다. 이 꿈들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체르니셰프스키가 제시하는 미래 사회의 청사진이다. 마지막 꿈에서는 노동과 교육, 과학기술이 조화를 이루고 남녀가 평등하며 모두가 자유롭게 살아가는 이상사회가 묘사된다. 빈곤과 착취가 사라지고 협력과 연대가 중심이 되는 사회가 펼쳐지는데, 이는 작가가 꿈꾸던 미래 러시아의 모습이었다.
작품 전반에는 '이성적 이기주의'라는 철학이 흐른다. 이는 인간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곧 타인의 행복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사상이다. 체르니셰프스키는 인간이 충분한 교육을 받고 합리적으로 사고한다면 협력과 상생을 선택하게 된다고 믿었다. 따라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폭력보다 교육과 노동, 협동, 과학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문학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는 전통적인 사실주의 소설과는 다른 독특한 구성을 가진다. 작가는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걸며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기도 하고, 서술 중간에 철학과 경제, 정치에 대한 긴 논의를 삽입하기도 한다. 이러한 구성은 일반적인 소설과 다르지만 오히려 작품을 하나의 사상서처럼 읽게 만드는 특징을 지닌다.
이 작품은 발표 이후 러시아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베라와 라흐메토프를 새로운 시대의 인간상으로 받아들였으며, 여성교육과 협동조합 운동, 사회개혁 운동에도 큰 자극을 주었다. 반면 러시아 정부와 보수세력은 이 작품이 혁명을 선동한다고 비판하였다. 실제로 이후 러시아 혁명운동에 참여한 많은 인물들이 이 작품을 읽고 영향을 받았다고 증언하였다.
특히 이 작품의 제목인 『무엇을 할 것인가?』는 러시아 사상사에서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훗날 블라디미르 레닌(Vladimir Lenin)은 자신의 정치이론서 제목을 같은 『What Is to Be Done?』로 정하며 체르니셰프스키에 대한 존경과 영향을 분명히 드러냈다. 물론 레닌의 저서는 정치조직론을 다룬 별개의 저작이지만,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체르니셰프스키의 사상적 유산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오늘날 『무엇을 할 것인가?』는 단순한 혁명소설이 아니라 19세기 러시아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 문헌으로 평가된다. 여성의 자립, 노동의 존엄성, 교육의 중요성, 협동경제, 인간의 자유와 평등,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 등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의미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성과 철학성, 사회사상과 정치사상이 결합된 이 작품은 러시아 문학사뿐 아니라 세계 사상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간과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끊임없이 던지는 고전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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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천박한 습관에 대한 후회도 없다. 그녀는 한 시간 반, 심지어 두 시간 동안 잠을 자거나 빈둥거리다가 일어나 옷을 입고 작업실로 돌아가 티타임까지 머무른다. 저녁에 손님이 오지 않으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조용한 방에서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고 나서 "잘 자요, 여보"라고 작별 인사를 하고 키스를 나눈 후 다음 날 아침 티타임까지 헤어진다. 베라 파블로브나는 그 후로 때로는 새벽 2시까지, 아주 늦게까지 일을 한다.…본문중에서